04. 내 아이템
나는 다시 혼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당시에 고민이 많이 들게 되는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 들어 준비하기에 충분히 어린 나이었다.
하지만 큰 야망을 품었던터라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일단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시도해보려고 했다.
2019년 당시 스마트스토어 붐이 일어나는 시점이었고 가능성이 보였다.
초기엔 내 스토어를 만들어서 위탁판매를 하고자 했으나, 생각보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계약 문제, 정산, CS까지. 상품이 많아질수록 부담이 되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업무는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토어를 키워가며 브랜딩을 하자니, 이미 상품이 난잡하게 소싱되었다.
상품 가지수만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맥락도 없었고 히트상품으로 키울만한 것도 없었다.
특정 카테고리로만 구성된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스토어가 커지기 위해서는 한가지 브랜드로 판매하는게 더 빠른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반복구매를 기대할 수 있는 SG 상품 같은 경우, 어디서 때와서 판매하는 스타일보다.
직접 만들고 판매하는 스토어 분위기, 상품상세를 만들어 장인 느낌을 내고 싶었다.
거래처 사장님들 중에 온라인 판매에 적극적인 분들께 반대로 제안을 드렸다.
"제가 사장님 사업자로 된 스마트스토어를 관리해드릴테니, 매출액 또는 월 관리비 목적으로 돈을 주세요"
"정해진 월급 없는 온라인 판매 직원이라 여기시면 됩니다"
대체로 많은 사장님들이 관심을 가지셨고, 나는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브랜드를 몇가지만 정했다.
내게 필요한 건 성공 CASE 딱 1개가 빨리 완성되는게 목표였다.
그렇게 나는 나의 첫 번째 아이템을 정하게 되었다.
가장 인품이 좋으시고 적극적이셨던, 부산 수제어묵 사장님과 함께 하기로 말이다.
당시 부산 사직동 앞에서 어묵 베이커리를 운영하시고 있으셨고 온라인 판매에 관심이 많으셨다.
매일 새벽 수제어묵을 생산하시고 종류 또한 상당히 많았다.
먼저 온라인에서 판매 가능한 상품을 리스트업 했다.
1차로 전체 품목을 정리한 다음, 오프라인에서 스테디 셀러로 잘 판매하는 상품을 정했다.
그리고 생산량을 고려하여 차별점을 줄만한 상품을 추가했다.
당시 네이버에서는 가격비교로 검색 시, 낮은 가격이 우선적으로 노출이 많이 되었다.
그래서 골라담을 수 있는 단품으로 SKU를 만들고, 추가 구매할 수 있도록 옵션 상품을 넣었다.
단품 상품은 미끼 목적으로 구성했다면. 반복 구매 또는 큰 고민없이 구매할 수 있는 세트 상품을 구성했다.
세트 상품은 2~3인, 4인, 6인으로 만들어 소비자의 고민을 덜어주고자 했다.
기본 어묵 + 수제 어묵 구성이고 가격대는 각각 2/3/4/5만원으로 다양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배송비를 고려하여 객단가를 높히기 위해 3만원 이상 무료배송을 적용했다.
배송비는 잘 고려해야하는데 특히 여름에 들어가는 아이스팩, 드라이아이스 단가에 따라 손해를 볼 수 있다.
패킹도 고려해야한다. 생각보다 아이스팩 옆면에 포장이 찢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게 내 아이템이라 생각하고 개편 중에 눈에 하나 들어왔다.
맥락없고 성의 없는 썸네일과 상품상세페이지.
이건 무조건 뜯어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묵 사장님이 매일 새벽에 정성을 다해 만드는 수제어묵이 온라인에서도 느껴질 수 있게끔 말이다.
사장님을 어묵 장인으로 만들어야 했다. (물론 업력 25년이 넘는 장인이시다.)
숨고나 지인 소개를 통해 사진 촬영 및 상세페이지 제작 견적을 알아봤으나 만만치 않았다.
사진 촬영은 작게는 30만원부터 120만원까지.
상세페이지 제작은 길이당 다르지만 30만원부터 70만원까지.
그렇다고 내 마음같이 나올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촬영 및 상세페이지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 다음 편에 계속 -
당시에 믿고 맡겨주신 대표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어린 나를 믿고 모든 것을 존중해주셨다.
항상 승승장구하시길 마음속으로 응원드린다.